동남아인들의 지혜로운 삶과 생활방식
-동남아 말레이 전래이야기를 중심으로-
노종해(CM리서치)
▲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타(KLCC) 앞 말레이 초등학생들(2018.4.28.)
동남아 말레이인(Malay)들의 지혜로운 삶과 생활방식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저들의 민담인 전통 전래 이야기에서 찾아보려 한다. 동남아 말레이인(Malay)들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남부와 태국 남부”의 무슬림들이다. 그러나 동남아는 이슬람 이전에는 원시종교 신앙을 기반으로 힌두교 신앙과 불교 신앙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동남아 이슬람도 관습에 기반을 둔 ''관습 이슬람''(Adat Islam)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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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에서 인도네시아 인들의 끈두리축제(2016) |
동남아 말레이인(Malay)들의 전래 이야기 중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시골(Kampung)에 아주인정 많은 돌라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돌라씨는 특별히 식물을 이용하여 약으로 사용하는 비법을 터득한 분이다. 그는 죽은 것도 살릴 수 있는 비법까지 알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정글을 거닐고 있을 때 뱀에 물려 죽은 호랑이를 보았다. 돌라씨는 호랑이를 불쌍히 여기고 비법의 약을 써서 살려 주었다. 그런데 호랑이는 "왜 단잠을 깨웠느냐?"고 으르렁 거렸고, "꿈속에서 아주 성대한 잔치를 베풀고 있는 중인데 왜 깨웠냐?"고 입 맛을 다지면서 돌라씨를 잡아먹으려고 덤벼들었다.
돌라씨는 당황하여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는 당신을 다시 살린 것뿐인데 뭘 잘못했는지를 모르겠습니다."라고 사정하였고,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 줄 분을 찾아봅시다"고 했다.
첫번째로 이들은 여우를 만났다. 여우는 자기에게 판단해 달라고 하는 데 아주 기뻐했지만 호랑이를 보고서는 "사람이 잘못했다"고 말했다. 돌라씨는 여우란 아주 간사하니 공정치 못하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풀만 먹고사는 순박한 물소에게 찾아갔다. 물소는 그들을 보고 무서워하여 물속으로 뛰어 도망가며 "저는 판단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돌라씨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고 하였다. 돌라씨는 물소가 호랑이를 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고 여기고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하였다.
세번째로 호랑이와 돌라씨는 원숭이를 만나러 갔다. 원숭이는 호랑이와 돌라씨의 말을 충분히 듣고 "이를 정확히 판단키 위해서는 호랑이가 누워있던 장소로 가 보이야 한다고 말했으며, 원숭이는 호랑이보고 잠들었던 곳에 누어보라고 하였다.
호랑이는 그가 누웠던 곳에 다시 누웠는데 그곳에 뱀 굴이 있는 줄 몰랐다. 호랑이는 뱀 굴 위에 누웠고, 뱀은 구멍에서 나와 호랑이를 물었다. 호랑이는 다시 죽고 말았다.
돌라씨는 호랑이를 다시 살리려 했을때, 원숭이는 "안 됩니다. 호랑이에게 선을 베풀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은 이미 한번 도왔으나 호랑이는 감사할 줄 몰랐습니다. 당신은 도와주기 원하지 않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도울 수 없습니다."고 하였다. 이에 돌라씨는 원숭이에게 "고맙습니다." 인사하였고 서로 제 갈 길을 갔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우리는 여러 가지 인간상과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지만 한가지 말레이인들의 사고와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볼 수 있다. 즉 도움을 원하지 않는 자는 도울 필요가 없으며, 호의에 감사할 줄 모르는 이와는 상종할 필요 없다는 생활방식을 찾을 수 있다. 서로 돕고 도우며 마음에서 우러나는 따듯한 인사로 나누는 삶이다.(말레이 인들은 인사하며 오른손을 가슴에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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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똥 로용”(,Kotong Royong)-서로 협동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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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주민들이 협동하여 이웃의 집을 통째로 옮겨주기도 한다 |
동남아에는 서로 돕는 ''끈두리''(Kenduri)가 있다. 출생, 돐, 혼인, 장례 등 잔치와 이사 개업 등 삶의 주기 순간순간 서로 협동하는 생활문화이다. 한국 내의 인도네시아 이주민과 노동자들이 해마다 ''끈두리(Kenduri) 축제''를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사회 공동협력으로 공공협동인 “꼬똥 로용”(Kotong Royong. Communal Work)문화가 있다. 서로 협력하여, 마을길도 고치고 정비하며, 농사 추수도 합력하여 일하는 것이다. 한국만 새마을운동 있는 것 같으나, 이미 말레이 문화에는 협력하는 전통이 있었고, 지금도 농촌이던 도시던 “꼬똥 로용”이 실행되고 있다. 말레이인들의 삶 속에서 서로 돕고 돕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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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CC 앞에서 말레이 여고생들과 함께 -''사랑해요!'' 손표시를 하고있다.(2018.5.1.) |
나는 동남아 선교지 곳곳에서 수고에 감사의 뜻으로 "데리마까시(감사합니다)" 한 마디에도 환한 웃음으로 대해 주는 모습을 보았다. 일상생활 속에서 감사 할 수 있고 그 수고를 알아주는 마음과 그 마음을 표하며 서로 돕고 도와주며 사는 것이 동남아인들의 사고와 지혜로운 삶의 방식인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삶이 어디 동남아 말레이인들만의 삶이겠는가? 인간사회 어느 곳에서나 필요한 생활방식일 것이다. 무엇보다 은혜와 감사는 성서의 교훈이요, 기독교예배와 기도의 삶이며, 기독교인의 생활 그 자체가 아닌가? 서로 돕고 도울 수 있고 호의에 감사하며 인사할 줄 아는 삶이 인간다운 삶의 기초이며, 현대생활의 성공적 삶의 길인 것이다. 우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부터 일상생활에서 서로 돕고 돕는 생활을 표하며 감사하며 나누는 삶이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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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가족 ''끈두리''-일치와 단합을 기원하며(20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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