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기독교의 사순절과 부활절 신앙생활
노 종 해(CM리서치)
*성회 수요일(Ash Wednesday)-재와 팝 잎 십자가
성회 수요일부터 사순절시작
2020년 사순절(四旬節, Lent)은 2월26일 성회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시작된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40일 광야생활의 금식에서 유래하며, 성회 수요일을 지난 첫 주일부터 부활절까지 6주간을 지킨다. 성회 수요일은 재를 뿌리며 죄악을 슬퍼하고 참회하는 데서 유래되어 교회는 죄의 심각성과 하나님의 심판대에 설 것을 가르치며 참회를 권고하여 하나님의 은혜와 용서를 간구 하도록 한다. 이슬람권 말레이시아 교회 중에는 이날 교인 개개인들이 코코넛(야자나무) 잎 한 가닥으로 작은 십자가를 만들어 집안에 걸어 두기도 지도한다.
사순절 절기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교회는 40일 금식에 들어간다. 말레이시아 기독교인들의 금식은 3가지 방법으로 지키고 있다. 첫째는 하루에 한 끼를 금식하는 것, 둘째는 고기를 금하는 단순하고 간단한 채식으로 금식하며 어떤이들은 계란까지도 금하기도 한다. 셋째는 음료수만 마시는 금식(Liquid Fast)이다. 이 금식은 쥬스와 커피 같은 음료는 피하고, 물과 우유, 코코아 정도를 마시며 음식은 단식하는 금식이다.
나는 선교사로 쿠알라룸푸르에 도착(1988년)하여 현지 목회자 뿐 아니라 교인들까지도 40일 금식하는 것을 보았다. 말레이시아의 대부분 기독교인들은 어린 학생들까지도 금식을 실천하는데 세 가지 중 한 가지 방법으로 금식하도록 교회에서 가르치고 신앙과 영성생활을 실제로 지도하고 있었다. 여성교인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 매일 쌀 한 그릇을 성미로 성별하여 모아 두었다가 부활주일에 교회로 가져와 드리며 사랑의 구제미로 사용한다.
*사순절(Lent) 신앙생활 일정표
종려주일과 수난주간
종려주일에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재현키도 한다. 개체교회에서도 실행하지만 보통 인근 교회와 함께 연합하여 재현하며, 목회자나 교인 중에서 예수님 역할을 하고, 교인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뒤따르고, “호산나 호산나, 하나님께 영광” 찬양하며 교회 주변 마을과 거리를 돌고 교회까지 행진하여 들어간다.
때로는 인근 두 교회가 이 교회에서 저 교회로 옮겨 행진하며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며 축복하기도 한다. 종려나무인 팜 나무(Palm Tree)는 말레이시아의 주요 농장을 이루고 있으며, 팜유(Palm Oil)는 말레이시아 주 생산품으로도 유명하다. 교회 입구와 실내를 팜 나무 가지로 장식하기도 한다. 종려나무 가지는 승리의 상징으로 예수님은 우리의 약함과 영육간의 질병을 고치시고 승리하심을 믿고 기뻐하며 찬양하는 것이다.
*쿠알라룸푸르 타밀교회 사순절 촌극(2018)
종려주일은 수난주간의 시작이다. 수난주간 한 주간은 기도회를 갖게 되는데 특이한 것은 교회에 모여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순회하며 기도회를 갖는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가족 중심, 가정 공동체의식이 강한 사회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은 절기 때마다 고향마을(Kampung)로 귀향하여, 가족 중심으로 지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난주간 기도회는 목회자 뿐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들도 편성하여 가정을 방문하여 기도회를 인도하기도 한다. 우리는 말레이시아 기독교 신앙생활이 가족, 가정 중심임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수난주간에 가정 기도회 뿐 아니라 마치 한국교회의 속회나 구역예배와 같이 지역 가정들이 모여서 기도회를 갖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교회는 날마다 가정 순회, 지역 순회 기도회를 사순절 기간에 특히 수난주간에 실시한다. 사라왁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롱하우스(Longhouse) 마다 거리가 멀고 교통편이 열악하지만, 조그만 롱 보트나, 오토바이를 타고 롱하우스를 순회하며 기도회 인도하는 목회와 전도 여행을 쉼 없이 하고 있다. 이로써 이반족(Iban People) 40%를 저들은 스스로 복음화 시킨 것이다.
한국교회는 서구를 지향하여 토착문화를 소홀히 여기지 않는가를 사순절 기간에 깊이 묵상하고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로써 사랑과 은혜를 나누며 선교에 동참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
세족목요일(Maundy Thursday)에는 교회에서 기도회로 모이며 세족식과 성찬예식을 갖는다. 이때 성회 수요일에 야자나무 잎으로 만들어 집안에 걸어 둔 작은 십자가를 교회로 가져와 불태우기도 한다. 나무 잎 십자가는 그 동안 바짝 말라 순식간에 재가 되어 버린다. 우리 인생이 재처럼 사라질 무가치한 존재이며 흙으로 돌아갈 존재임을 상기시키며 십자가의 은혜를 간구해야 함을 가르쳐 준다.
*동 말레이시아 사라왁 산타칸교회, 성 금요 기도회
성 금요일(Good Friday)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힌 날이다. 말레이시아 교회 중에는 이 날 목회자가 십자가를 지고 시내와 마을, 교회를 돌기도 한다. 이 때 성도들은 십자가를 따라가며 찬양하고 교회로 들어가 기도회를 갖는다. 기도회는 정오에서부터 오후 3시까지 갖는데 십자가상의 7언을 묵상하며 참회하고 믿음을 굳게 하도록 독려한다. 밤 집회는 없으나 지역에 따라 밤 8시에 기도회로 모이는 교회들도 있다. 말레이시아 정글밀림지대, 농촌 교회들은 교회에 모이기 어렵기 때문에 목회자들이 가정을 순회하며 기도회를 인도한다.(특히 동 말레이시아 사바, 사라왁 원주민 마을 교회들). 동 말레이시아에서 성 금요일은 공휴일로 지키고 있다.
부활절 신앙생활
*쿠알랄룸푸르 교회 새벽연합 부활주일예배(1989)-메도디스트 스쿨 운동장
부활주일(Easter Sunday)은 새벽 예배로 시작이 된다. 한국교회의 새벽이 아니라 이들은 “해 돋는 예배”(Sunrise Service)라 한다. 막달라 마리아,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 등 여인들이 예수님의 무덤에 찾아간 때가 성경에는 “안식 후 첫날 매우 일찍이 해 돋을 때에 그 무덤으로 가매”(막16:2)라 하였다. “해 돋을 때”를 영어성경에는 “at the rising of the sun"(King James역)이라 했다.
필자는 말레이시아 선교사로 도착하여 쿠알라룸푸르에서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에 매해 참가하였다. 그런데 한국교회와 다른 점은 훤히 밝아오는 시간에(오전 6:45) 시작하여 예배 중 해가 떠올라 환하기도 하고 덥기도 하였다. 나는 ”이 사람들이 한국인처럼 부지런하지 못해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구나?“ 오해하였다. 그러나 성경을 찾아보고서야 말레이시아 교회들이 성경말씀을 근거로 부활절 연합 예배를 드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말레이시아 교회의 부활절 연합 예배는 한국교회와 같이 교파를 초월하여 모이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교파 교회가 몇이 연합으로 모이기 때문에 큰 도시가 아니면 모이지 않고 개 교회에서 ”해 돋이 예배“(Sunrise Service)를 드린다.
부활절 장식은 코코넛 나무 잎, 바나나 줄기와 잎 등으로 아치(Arch)를 만들고 장식하며, 강단에는 “예수 부활하셨다”(He is Risen), “축복의 부활주일”(Happy Easter Sunday)등이라 써 붙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기념일과 축제 때 코코넛 나무 가지, 바나나 잎 등을 많이 사용한다. 말레이시아 귀빈 환영 때도 야자나무 가지 모양을 들고 환영한다.
말레이시아에는 큰 도시의 주요교파 대형교회도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가정교회, 상가건물 교회들도 많이 있으며, 정글마을교회나 사바, 사라왁 원주민 롱하우스 교회들은 실내에 한 곳에서 예배드린다. 이들 교회들은 교회 안에 부활절을 알리는 장식을 하며, 교인 가정 집집마다 장식하고 있다. 롱하우스 방문 위에 “예수부활“을 알리는 글이나 성화를 장식해 놓는다.
*동말레이시아 사바 기독교연합 부활절 새벽 연합예배
부활주일 예배는 찬양, 드라마 등의 특별 순서를 갖기도 하며, 과일케익(Fruit Cake)을 특별 케익으로 나누기도 한다. 사라왁 이반족들은 쌀과 설탕으로 만든 전통적인 떡인 “빵간안”(panganan)을 만들어 기쁨을 나눈다. 부활절 삶은 계란을 나누는데 교회학교에서는 교회 정원 곳곳에 달걀을 숨겨두어 예배 후 찾기 게임을 하기도 한다.
동 말레이시아 사바, 사라왁 지역에서는 부활절 디너(Dinner)를 교회 연합으로 시청 홀, 마을회관과 같은 곳에서 지역 주민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열기도 한다. 또한 롱하우스 마다 주민 초청하여 부활절 잔치를 열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기쁨을 나눈다.
부활절 특별 전도집회를 개최키도 하는데 대 도시 대형교회에서는 스타디움 운동장(Stadium)을 빌려 찬양과 무용, 드라마, 치유기도, 멧세지 등의 순서를 갖기도 한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교인 가정을 교회로 초청하여 잔치(Dinner)를 여는데 이웃과 함께 참여케 하여 전도의 기회로 삼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회는 축제가 많이 있으며, 때마다 잔치 열기를 즐기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무슬림들도 이슬람 축제일에는 집을 개방하고(Open House) 잔치하는 풍습이 일반화되어 있다.
기독교인들도 부활절에는 교인들이 가정에서 개별적으로 이웃을 초청하여 음식을 나누지만, 교회적으로 마을과 지역민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열고 특별 순서를 가져 전도의 기회로 삼고 있다. 말레이시아 교회는 한국교회와 같이 교회마다 성가대는 없어도 청년들로 조직된 찬양팀이 있어 이러한 만찬(디너) 때 찬양 인도하며, 특별 강사를 초청하여 전도집회하기도 한다. 마치 디너파티 하듯 이들은 함께 식사하며 멧세지도 듣는 집회를 잘 연다. 우리가 보기에는 예배 같지도 않고 경건해 보이지 않으며, 먹고 사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한국교회의 습성에서 보는 것일 뿐 이들은 이러한 분위기에서 친근감을 가지고 마음을 열게 되며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계기를 이루게 된다.
*쿠알라룸푸르 교회-이웃초청 오찬
이슬람권 말레이시아 기독교의 사순절과 부활절 신앙생활을 지켜보며
첫째 가정, 가족 중심으로 지켜짐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기도회와 특별 활동순서도 가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말레이시아의 관습과 풍습이 조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장식 자료도 서구식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코코넛, 바나나, 사탕수수, 팜유 나무 등으로 장식하며, 음식도 자신의 종족 음식을 차린다는 점이다. 간단하고 단순한 음식으로 잔치하며 케익도 전통적인 과자와 떡을 사용한다.
셋째는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예수의 생애를 재현하는 부활절을 지키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넷째는 마을 주민과 이웃을 초청하여 함께 나누는 절기로 지킨다는 점이다. 이는 다인종(多人種), 다문화(多文化), 다종교(多宗敎)의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서로 나누고 축하하고 사귀는 지역 문화가 교회 절기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rch)
*크리스챤 공동체의 부활주일 배너-예수 부활하셨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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