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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활동

추석! 부모님을 그리며-피난의 삶 70년!

한국전쟁으로 잠깐 평양에서 남쪽으로 피난 갔다가 곧 고향으로 올 줄 믿고, 1.4후퇴때 간단한 보따리를 챙겨, 남한으로 나(3살)와 부모님만 피난 나왔다. 부모님은 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시며 고향 땅을 못잊으신 70년의 삶이었다.

추석명절을 맞아 나는 부모님과 1.4후퇴(1951년) 피난길(평양-임진강-서울-부산)을 헤아리며 상념에 젖었고, 처절한 부모님의 삶이 저려왔다. 부모님께서는 6.25 한국전쟁이 곧 끝날 줄 알고, 1.4후퇴 때 당시 3살인 필자와 부모님만 평양에서 부산까지 피난왔음으로 남한에는 아무 친척도 없었다.

부모님의 거실 중앙에는 항상 파괴 된 평양철교 위를 기어서 건너 가는 사진이 걸려 있으며, 아버님은 "네 엄마가 너를 업고 바로 이 철교를 넘어왔지, 아! 여기 있구나" 가리키며, 그 날을 잊지 못하셨다.

*남북분단의 임진강은 개성과 파주 사이를 흐르는 피난민들의 한 많은 강!-임진강을 넘지 못하고 되돌아간 분들도 많았다.

아버님은 왼쪽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으로 지팡이를 짚으시고 엄동설한에 도보로 피난길을 걸었으며, 나는 어머니 등에 업히기도 하고 걷기도하며 임진강에 이르러, 구사일생으로 마지막 미군배를 타고 건넜다. 아! 그 크신 하나님의 은혜!

*부모님과 3살 된 아들은 엄동설한에 기차지붕위에서 부산까지 피난!

서울에 이르러 기차지붕 위에 웅크리고 앉아 부산까지 피난해 왔음을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꿈에도 잊지 못하셨다. 기차가 터널을 지날 때 머리가 부딪쳐 목숨을 잃기도 하며, 잠깐 쉴 때 내렸다 헤어질 뻔했다며 가슴을 쓰다듬었다.

*부산 보수동 영주동 영주산 피난민 판자촌!

우리 피난 가족은 부산 용두산, 보수동의 피난민 임시 판자촌에 거주하셨고, 비록 피난민들이 세운 보수동 영락교회는 가마니 바닥에 천막 교회였지만 뜨거운 기도와 목노아 부르는 찬양은 하늘에 사무쳤다.

"이 몸의 소망 무엔가, 우리주 예수 뿐일세, 우리 주 예수 밖에는 믿을 이 아주 없도다!", 의지할 데는 피난민들은 오직 주님 뿐이였고, 성도들이 형제요 자매이며 가족친척이였다.

*피난시절 산비탈 판자 천막촌!-부산 초량동 영주동!

교회가 우선이고 일(노동)이였으며, 독립과 자립정신으로 살림을 일으켰다. 교회에는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확장되었고, 일터를 따라 전국으로 흩어져 가는 곳마다 우선 교회를 개척해 나갔다.

*평양을밀대 고향생각과 부산 피난시절 사진!


부모님과 나는 피난민 판자촌의 빈번한 화재로 불난김에 고향가까운 서울로 이주하였다. 아버님은 평양에서 양복 기술을 습득하셨기 때문에 부산 남포동 국제시장과 서울 동대문 전차종점 뒷편 청계천 변 노점에서 재봉틀 1대로 양복수리점을 시작하셨다.

*동대문 좌측 뒷 골목, 노점 옷 수리점!(1955년)

어머니는 아버님곁을 한시도 떠나지 못하셨고, 온갖시중을 들며 양복점 일을 도왔다. 부모님의 양복기술은 월남하시어 1남3녀를 더한 7식구를 먹여 살렸고, "하나님은 공부 잘하는 사람 보다 정직한 사람을 쓰신다"고 신앙, 정직, 검소와 근면, 독립, 자립심을 갖도록 늘 말씀하였다.

*동해 촛대바위에서

아버님 어머님은 피난시절 부터 새벽에 일어나셔서 찬송을 힘차게 부르고 성경읽고 기도하신 후, 쉬지않고 힘써 일하셨다. 그 때 그 청아한 목소리와 그 열정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예수가 거느리시니
1. 예수가 거느리시니 즐겁고 평안하구나, 주야에 자고 깨는 것 예수가 거느리시네.
2. 때때로 우고만나면 때때로 기쁨누리네, 풍파 중에 거느리고 평안할 때 거느리네
3. 내 주의 손을 붙잡고 천국에 올라가겠네, 괴로우나 즐거우나 예수가 거느리시네.
4. 이 세상 이별 할 때에 지옥의 권세 이기네, 천국에 있을 때에도 예수가 거느리시네.
[후렴]
주 날 항상 돌보시고 날 친히 거느리시네, 주 날 항상 돌보시고 날 친히 거느리시네. 아멘

*이탈리아 도로미테스의 알프스 산을 바라보며!

나는 추석을 맞아 부모님을 마음에 그리며, 부르시는 그날까지, 그 나라에 이를 때까지 믿음위에 굳게 서서 사명을 감당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부모님이 늘 힘차게 부르시던 찬송을 고향 하늘을 바라보며 목소리 높여 힘차게 불렀다.

"눈을들어 산을 보니 도움 어디서 오나, 천지 지은 주 여호와 나를 도와 주시네.
너의 발이 동치 않게 주가 깨어 지키며, 택한 백성 항상지켜 길이 보호하시네
도우시는 하나님이 네게 그늘 되시니, 낮의 해와 밤의 달이 너를 상치 않겠네,
네게 화를 주지 않고 혼을 보호하시며, 너의 출입 지금부터 영영 인도하시리. 아멘!"

*아버님 하나님 나라로(2020.1.)
*어머님 하나님 나라로(2021.4.)-목포 다아코니아 자매회
*환갑도 지난 여동생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