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8.(금), 아내생일(음2.16.) 축하를 위해, 아내가 좋아하는 이태리 파자 파스타전문 레스토랑으로 갔다.
집 근처의 레스토랑은 삼면이 유리창으로, 호암 호수 전경이 펼쳐지는 MBC입구에 있다.
맏며느리 어멈은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대전에서 달려왔고, 아내와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스테이크 메뉴도 이었다. 나는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며 거금(?)의 "채끝등심스테이크"(4만원)를 주문하였다. 이어 이름도 생소한, "후레쉬모짤루꼴 피자"와 "풍기리코타치즈샐러리"를 주문하였다.
3명 식탁으론 넘칠 것 같지만 아내와 어멈도 좋아 한다니, 기쁜마음으로 큰맘먹고 주문하였다. 이날 식비는 모두 내가 담당하기로 했고, 기쁜마음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혼50년 동안, 나는 아내를 위해 축하해 준 일이 아무 것도 없는 무정, 무심한 남편이었다.
국내목회 시절엔 교회와 교인들 일에 전념하였고, 해외 선교지에 나가도 선교사역에 몰두하여, 밤낮이 없었다. 생일, 결혼기념, 명절이고 뭐고 기억하고 축하하며 가족들과 한자리에 앉은 일도 없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헌신, 충성하는 것으로 당연히 여겨왔다.
이제 정년은퇴 후 몇년 지나보니, 내 주변에는 아내 외에 아무도 없다. 갈데도 없고 오라는데도 없으며, 전화 올 데도, 할데도 없다.
아내가 전담하는 하루 세끼 식사는 스트레스였다. 집안 일, 하나도 할 줄 모르고, 인근 카페를 사무실이라고 출근하는 내 모습에 아내는 안쓰럽고 씁쓸했을 것이다.
아내가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하게 되면서 부터는, "내가 아내를 위하고 모시고 다녀야지", 단단히 결심(?)하였다.
나는 설거지, 빨래 널고 개는 일, 마트매장에서 아내와 함께 장보는 일 등, 안하던 운전도 다시하고, 아내를 모시고 다녔다.
그동안 시부모 모시는 일을 보면서 측은했던 어멈에게 사랑의 맘도 표하지 못했던 "나"를 되돌아보며, 애내생일을 축하 하는 식탁에 어멈과 함께 함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작년 결혼50년도 코로나 핑게로 그냥 지나갔었는데, 이런자리를 만들다니 감격! 감사! 기쁨!이 솟구쳤다.
비록 장남은 정권이 교체 되는 시기에 연구소 일로 분주고, 손사손녀는 학업으로 동참치 못했어도, 그동안 두 여성의 헌신, 봉사는 잊을 수 없다.
그제로 대학다니는 손자가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에서 풀려 난 기념(?) 격려로, 피자를 좋아한다고 하여, "고르곤졸라 피자" 한 판도 추가 포장주문하여 어멈편에 보냈다.
우리의 삶 속에 사랑과 은혜로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 찬양하는 마음으로 두순을 모았다.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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